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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공부

인간과 공생 하는 세균

by 구메인 2024. 2. 26.

인간과 공생하는 세균

인류사는 세균과의 전쟁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인간은 오랫동안 세균과 싸워왔다. 인간의 피부에만 약 1조 마리의 살고 있고, 샤워를 해도 그 수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세균은 피부뿐 아니라 소화기관에서도 산다. 그 수는 100조 마리에 달한다. 인간이 가진 모든 세포의 수를 약 1경 개라고 하면 인체에 사는 세균의 수는 그보다 10배 정도 많다. 이쯤 되면 인간이 세균을 위해 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실제로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생겨난 생명체가 세균이다.

그렇다면 모든 세균이 인간에게 무해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사실 상당수는 적대시할 이유가 없다. 세균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은 몸 속 쓰레기를 처리하는 부패균이다. 일종의 환경미화원이라고 할 수 있다. 쓰레기 속에서 영양분을 섭취한다. 즉, 부패균과 인간은 공생관계에 있다. 한편 인간의 장 속에 사는 대장균은 우리에게 필요한 비타민을 합성해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세균은 엄천난 속도로 분열한다. 평균 10분에 한 번씩 분열하는데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면 하루에 280회까지 증식할 수 있다. 증식된 세균들은 유전 정보를 공유하기에 대게 비슷하지만, 100만 번 분열할 때마다 돌연변이가 발생하기도 한다.

 

일부 세균은 유익균으로 인간과 공생 관계에 있다. 인간이 세균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하는 대신 세균은 인간에게 필요한 일을 한다. 사실 병을 일으키는 세균도 인간을 일시적인 숙주로 삼는 경우가 많기 ㄸ문에 인간이 치명적인 상태에 빠지길 원하지 않는다.

이 생각에서 나온 것이 이상적인 기생 관계라는 개념이다. 기생이란 한 생물이 다른 생물에 붙어 영양분을 얻어 사는 것이다. 기생충이나 몸 속 박테리아들은 모두 기생을 하고 있다. 기생체와 숙주의 가장 이상적인 관계는 공생 관계이다. 서로가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 관계이다. 영원히 서로의 이익을 주면서 공생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 반면,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들은 숙주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페스트나 콜레라 등은 좋지 않은 기생 관계의 예이다. 다행히 우리 몸에 사는 대부분의 세균들은 인체에 무해하거나 감기 정도의 적당한 정도의 병을 일으키는 이상적인 기생 관계를 맺고 있다.

 

어떤 질병은 파급력이 너무 강하여 사회 혹은 세계 전체의 흐름을 바꿔놓기도 한다. 찬란한 문명을 이루었던 잉카제국의 군대가 소수 스페인 군대에 몰살된 원인을 천연두로 발견했다. 침략자들이 들여온 천연두가 잉카제국 전역에 퍼진 탓에 잉카 군대는 싸워 보기도 전에 궤멸되었다. 스페인 군인들은 천연두에 면역력이 있었던 반면, 잉카 사람들은 천연두에 한 번도 노출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막아 낼 도리가 없었다.

천연두 다음으로 유명한 것은 페스트이다. 흑사병이라고 불렸던 이 병은 쥐벼룩에 의해 전염되었다. 당시 페스트는 인류를 멸종시킬 정도로 강력했었는데, 이해할 수 없는 원인에 의해 저절로 소멸되었다. 아직도 왜 갑자기 자취를 감췄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성을 매개로 전파되는 질병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매독이다. 매독의 증상은 흉측한 모습의 외형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신경증으로 발현하기도 한다. 수많은 예술가들이 매독에 의해 사망했다고 한다.

현대에는 세균이 전쟁 무기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이에 의해 매개된 병이 발진티푸스이다. 1,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장에서 싸우다 죽은 사람보다 발진티푸스로 죽은 사람이 더 많다고 한다.

이처럼 세균은 우리와 공존해 있지만, 세상의 역사를 바꿀 수도 있는 강력한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