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순환과 미세순환
정맥순환과 미세순환
모세혈관을 지난 혈액은 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돌아와야 한다. 정맥순환이 잘 일어나기 위해서는 2가지 장치가 필요한데, 흉곽운동에 의한 호흡펌프와 하지의 골격근펌프이다. 호흡펌프는 흡식을 통하여 흉강 내부의 압력을 대기압보다 낮게 만드는 펌프로, 정맥혈이 심장까지 원활히 돌아오게 돕는 역할을 한다. 골격근펌프는 수축을 통하여 정맥을 쥐어짜서 정맥혈이 다시 심장으로 오게 한다. 하지정맥에 위치한 일방향 판막이 중력에 의한 혈액의 역류를 방지한다.
자주 걷는 사람은 골격근펌프의 기능이 촉진되기에 혈액순환이 잘 되지만, 움직이지 않고 오래 서 있는 사람은 정맥혈이 심장으로 돌아오기 어렵다. 이런 경우 하지정맥류로 고통을 받게 된다. 이 증상이 오래될 경우에는 해당 부분이 썩거나 응고된 혈액 덩어리가 폐동맥을 막는 현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가만히 서서 일하는 사람은 수시로 움직이면서 골격근펌프를 작동시키고, 휴식을 취할 때에는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려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신경써야한다.
혈관은 심장이 내보내는 혈액을 적재적소로 운반한다. 식사를 배부르게 할 경우는 소화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에, 위장관에 많은 혈액을 보내는 반면 뇌를 비롯한 골격근 등에는 혈액을 적게 보낸다. 이에 식사 후에 졸리거나 나른한 느낌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고령자의 경우 종종 식후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식후에 빠른 운동은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순환의 최종 목적인 미세순환은 2가지의 힘의 균형에 의해 물질 이동 방향이 정해진다. 혈액 속 물질이 조직세포로 움직이려는 힘은 혈압 때문에 발생한다. 혈관 내 혈압이 주위 세포보다 높기 때문에 물질이 밖으로 빠져나가려 한다. 반대로 혈액이 조직세포에서 물질을 받아들일 때는 혈액 속 단백질에 의한 교질삼투압이 동작한다. 동맥 쪽 모세혈관에는 혈액에서 조직세포로, 반대로 정맥 쪽 모세혈관에는 조직세포에서 혈액으로 움직이려는 힘이 동작하여 자연스럽게 물질 교환이 발생한다.
조직세포에서는 혈액을 받은 만큼 정확하게 돌려주기가 쉽지 않다. 혈액이 너무 많이 돌아오면 수분 부족 현상인 탈수가 일어날 것이고, 반대로 혈액이 너무 적게 돌아오면 수분이 넘쳐서 몸이 붓는 부종이 생긴다.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는 부종이 특히 많이 생긴다.
림프계는 미세순환 과정의 오차를 줄여주어 균형을 유지시켜 주는 시스템으로, 제 2의 순환계라고 불린다. 림프계는 미세순환에서 돌아오지 못한 대상들을 정맥으로 다시 되돌려버린다. 림프계는 모세혈관이 존재하는 거의 모든 곳에 존재하며, 림프결절, 림프관, 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되돌아온다. 우리 몸에는 약 800개의 림프절이 있다.
림프계는 혈액의 순환을 보조하면서 여러 중요한 면역반응을 담당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림프계가 암세포의 전이 통로로도 사용된다는 점이다. 실제 대부분의 암세포는 혈관이 아닌 림프계를 통해서 전이가 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